얼마 전에 매실차에 관해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피에로는
오늘 본의 아니게
매실 청을 담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매실 청이
떨어져 간다는 로즈74님(아내)의
말을 허투루 듣던 피에로는
지난 저녁에 전화 한 통을 받게 됩니다.
아무래도 말로만 해서는 안 되겠던지
로즈74님은 작정을 하고
마트로 나섰던 것 같습니다.
휴대폰으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어쩔 수 없었다는 듯,
미안한 듯,
기분 좋은 듯,
아무튼 애매모호한 로즈74님의
음성이었습니다.
이야기인 즉,
매실을 사러 마트에 갔는데
팔다 남은 매실이 두 상자
남아 있더랍니다.
매실은 청 매실이었던 것 같은데
안 팔려서 약간 주황빛으로
익어가는 황 매실 상태였고요.
가격을 살펴보니 너무 비싸서
그냥 돌아오려고 했는데
마트 사장님께서
로즈74님의 표정을 읽었는지
두 박스에 한 박스 가격으로
가져가라고 흥정을 해오더랍니다.
갑자기 대박을 맞은 로즈74님은
엉겁결에 매실 10킬로그램짜리
두 박스와 설탕 18킬로그램을
배달시키고 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쨌든 매실 청이 떨어져서
다시 담가야 할 때가 됐기에
맘은 먹고 있었으나
20킬로그램이나 되는 매실을
손질해야 하니 피에로는
심란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수습을 해야 할 상황인 걸요.^^
다음날 아침이 밝아왔습니다.
가족들 모두 직장으로 학교로
제 갈 길을 가고 난 후
홀로 남은 피에로는 꿀 같은
평일 휴일의 여유를 즐길
틈도 없이 매실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자 그럼 기분 좋게
매실 청을 한번 담가 보겠습니다.
화 내봐야 저만 손해겠죠.^^
일단 매실 청 담을 통(용기)이
부족하니 할인점에서 통을
먼저 하나 사 왔습니다.
부족한 설탕 2킬로그램은
집에 남은 설탕으로 보충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집에 있는
가장 큰 대야 꺼냈습니다.
10킬로그램짜리 매실 박스 하나를
담으니 가득입니다.
주방에서는 처리가 곤란하니
샤워부스로 가서
물로 깨끗하게 손질을 합니다.
손질된 매실을 큰 채반에 받쳐서
물기를 어느 정도 재거한 뒤에
거실에 종이 몇 장을 깔고는
올려 둡니다.
이제 두 번째 박스를 열어서
똑같은 방법으로 물로 깨끗하게 씻고
물에 담가 둔 뒤에 피에로는
거실로 와서 앉습니다.
벌써 등줄기로는
땀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날은 점점 더워져서
거실 창을 다 열고 선풍기를 돌린 후
피에로는 매실 채반에 앉았습니다.
이쑤시개를 준비하고
매실을 하나씩 집어 들어서
꼭지를 제거합니다.
가장 지루하고 귀찮은 작업입니다만
맛있는 매실 청을 만들기 위해서
하나하나 정성껏
꼭지를 제거합니다.
점심식사 시간이 다 돼서야
가득 쌓였던 첫 번째 매실
10킬로그램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정리된 매실을 그릇에 담아 두고
두 번째 물에 담가 둔 매실을
채반에 거른 뒤 물기를 제거합니다.
물기가 제거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하므로 피에로는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합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매실을 살펴보니
물기가 어느 정도 빠졌습니다.
이제 오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매실을 손질하기 시작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매실 손질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손에는 매실 향이 배이고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렸지만
손질된 매실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마무리 후에 로즈74님에게
전화를 해서 큰소리도 치고
맛있는 저녁식사도 약속받았기에
기분이 더 좋았을 겁니다.
이제 마무리를 해 볼까요?
어려운 작업은 모두 끝냈으니
이제 매실과 설탕을 골고루
담기만 하면 됩니다.
통을 하나 올려놓고
매실을 먼저 통의 바닥에 넣습니다.
바닥에 골고루 매실을 넣은 후에
설탕을 부어줍니다.
다시 매실을 넣습니다.
그리고 다시 설탕을 부어주고요.^^
피에로는 정확하게 매실 무게와
설탕 무게를 1대 1의 비율로 하려고
최대한 노력합니다.
집에 큰 저울이 없기에
피에로는 체중계를 이용하지요.^^
먼저 체중계에서 체중을 재고 난 후에
매실을 담은 그릇을 들고
체중계에 다시 올라가면
매실을 담은 만큼 체중이 더 올라가니
매실의 무게를 측정하기에 간편하죠.
정확하지는 않지만 나름
쓸 만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매실과 설탕을 번갈아서 담다 보니
어느덧 이렇게 완성되었습니다.
집에 통이 있어서
하나만 사 왔는데 부족했습니다.
결국 나중에 하나를 더 사다가
황매실청을 완성했답니다.
이제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네요.
보통 100일 정도 후에 걸러서
쓰면 된다는데 피에로는
매실 상태를 관찰한 뒤에
완전히 매실이 쪼그라들면
걸러낸답니다.
아울러 기다리는 중간에
설탕이 통 바닥으로 침전되면
한번씩 섞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오늘 피에로는
황매실청을 담가봤습니다.
한 여름 더운 날
새콤달콤한 비빔국수나
비빔냉면에도 쓰고 배탈이 났을 때
따뜻한 물에 타 드셔도 좋으며
그냥 얼음물에 섞어서 마시면
갈증을 해소하는데도 좋은
황매실청은 그 향기가 그윽하기에
피에로는 더더욱 좋아한답니다.
여러분도 더운 여름에
맛있는 황매실청 많이 드시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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