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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망초, 개망초의 억울한 이름이야기와 씀바귀 꽃

오늘 피에로는 볼 일이 있어서

외출을 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인도 옆으로 무성히 자라고 있는

꽃들에 시선이 가서

좀 살펴보았습니다.

 

요즘 피에로가 가는 길녘마다

하얀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습니다.

 

산책길 주변으로도 피어있고

도로 옆이나 혹은

작은 보행로 옆이나 조금의 틈만 있으면

 

자라나 있는 이 꽃들의 정체는

과연 뭘까요?

 

그 주인공은 개망초입니다.

 

여기서 망초와 개망초를 구분해보면

두 종이 잎으로는 구분하기가 좀 어렵고

 

꽃은 개망초 꽃이 조금 더 크며,

개화시기도 개망초가

 

6월에서 7월로 조금 일찍 피고 지며

망초는 7월에서 9월로

조금 늦게 피고 진답니다.^^

 

망초와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데요.

 

옛날 중국 초나라 때

어느 산골에 살던 가난하지만

금슬이 좋은 부부이야기입니다.

 

이 부부는 금슬이 좋을 뿐만 아니라

부지런해서 산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며 살았답니다.

 

부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밭에 나가 부지런히 일한 덕에

 

항상 잡풀 한 포기 없이 곡식을 가꾸었고,

가을이면 당연히 다른 집보다

더 많은 곡식을 걷어 들였답니다.

 

그러던 어느 해 초나라가

전쟁을 하게 돼서 남편은 그만

전쟁터로 불려 나가게 되었고

 

전쟁이 길어져서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돌아왔을 때

잡풀이 무성한 밭을 보고서

실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부인은

밭에 나가서 열심히 일했으나

 

풀을 뽑고 뽑아도 자꾸만 돋아나니

슬펐으며 또한 전쟁에 패하여

 

나라가 망할 것 같다는 소식뿐이니

아내는 병이 나버리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자리에 누워 있을 수만은 없어서

계속 일을 했고 드디어

몹시 지친 부인은

 

유난히도 많이 돋은 풀을 뽑아

밭둑으로 던지며 "이 망할 놈의 풀"하고서

그만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답니다.

 

결국 긴 전쟁은

초나라가 망하는 것으로 끝이 났고

 

남편은 무사히 그리운 아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지만 아내는 없었고

 

밭에 풀만 무성하니 슬픔과 원망이

가득한 남편은 아내가 김을 매던 밭에 나가

풀을 뽑아서 던지며 신세타령을 하듯

"이 개같이 망할 놈의 풀"하고 외쳤답니다.

 

그 이후로 아내가 뽑아서 던진 이 풀은

초나라가 망할 때 무성하게 자라던 풀로

망초라고 불리었고,

남편이 뽑아서 던진 풀은

개망초라 불리었답니다.

 

산천에 들녘에 이름 없는 잡풀로 태어나서

도태되어 죽지 않고 살아 버티려면

 

엄청난 경쟁이 필요했을 테고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왕성한 번식력을 선택했을 개망초는

이렇게 지어진 자신의 이름에

억울해하지는 않을까요? ^^

 

참 재미있는 전설입니다만

주변을 살펴보면 정말 뽑아도, 뽑아도

다시 자랄 정도로 온통

개망초 천지이긴 합니다.^^

 

그런데 예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가까이 가서 개망초꽃을 살펴보면

꽃 중앙의 노란색 꽃술 주변으로

흰색 꽃잎이 펼쳐져 있어서

어디 하나 빠지지 않고 참 예쁘죠.^^

 

지천에 널려 있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안개꽃을 연상시키기도 하네요.

 

꽃말은 화해랍니다.

 

산책길이 온통 개망초인데

그럼 이 꽃은 뭘까요?

 

요즘은 휴대폰 기능이 좋아져서

별의별 어플이 다 있네요.

 

부지런히 어플을 설치하고는

검색해 보니 씀바귀 꽃이네요.^^

 

생각해보니

피에로가 오래전 카메라를 처음

구매했을 당시

첫 모델이 되어 줬던 꽃입니다.

 

그날 가까이서 이 꽃을 찍고는

맘에 들어서 몇 달 동안 컴퓨터

바탕화면에 띄워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꽃이 씀바귀 꽃이란

사실을 처음 알았고 놀랐습니다.

 

비슷한 꽃을 가진 고들빼기도

길 가마다 피어나긴 하는데

자세히 보니 잎이 좀 다르네요.

 

오늘 피에로가 본 많은 노랑꽃들은

분명 씀바귀 꽃 같습니다.^^

 

오늘도 사진을 찍는 중에

나비들이 날아다녀서

 

이리저리 녀석들을 찍느라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나비 사진은 실패입니다.^^

 

이렇게 한바탕 나비들과

야생화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단독주택의 화단 끝에

 

채송화가 예쁘게 피어있어서

한 컷 담아 봅니다.

 

채송화도 요즘 서울에서는

참 귀한 꽃이 되었습니다.

 

어떤 분인지 이 화단의 주인은

채송화에 관한 어릴 적

추억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피에로는 이렇게 도둑촬영을

몇 장 하고는 돌아오면서

 

화원에서 혹은 정원에서 자란

형형색색의 어여쁘고

탐스러운 꽃들도 예쁘지만

 

우리 산천 들녘에서 자라는 이름 낯선

작은 꽃들이 찬찬히 살펴보면

 

소박하고 순수하고

더 예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건 피에로만의 착각일까요?

어쨌든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합니다.